[경인일보=이호승기자]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간 언쟁이 심화되자 한나라당내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 박 전 대표와 주변 측근들의 태도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됐다.

친박계 6선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강도론'에 대해 "박 전 대표 주변에서 일을 거드는 사람들이 기민하게 진상을 파악해서 말씀드리지 못한 탓으로 생긴 일"이라며 "대통령에게 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의원도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원은 "몇몇 의원들이 박 전 대표와 다른 계파내 의원들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어 벌어진 일"이라며 "오히려 공격받는 친이계가 뭉치고, 친박계가 '충성도'에 따라 성골·진골로 갈리는 듯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허태열 최고위원이 입을 다물고, 김무성 의원마저 떨어져 나가는 분위기가 되면서 박 전 대표와 다른 친박 의원들을 연결하는 허리가 잘려 친박계 내부에서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수도권의 친박 의원은 '옹치봉후(雍齒封侯: 한고조가 자신이 가장 미워하는 옹치를 제후에 봉해 여러 장수의 불만을 무마시킨 계책)'라는 사자성어를 거론하며, "이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았음에도 불구, 지금까지도 박 전 대표를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 건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세종시 문제 등 정부의 정책에 일일이 대립각을 세우는 박 전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