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셨으니 먼저 인사를 드려야지요'.
수원에 사는 최경자(61·여)씨는 15일, 설연휴을 맞아 친정인 안성에 가는 길에 용인을 먼저 들렀다. 용인공원에 잠들어 계신 김수환 추기경 묘소에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다. 최씨는 "집안 어른들 찾아뵙기 전에 여기를 먼저 왔다"며 준비해 온 흰국화를 헌화하고 한참동안 기도했다.
추기경의 묘소는 이날 앞서 다녀간 방문객들이 두고간 꽃과 과일, 그림 등으로 풍성한 설 분위기가 느껴졌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자 한국 사회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그가 잠들어있는 용인천주교공원묘원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설 연휴인데다 날씨도 쌀쌀했지만 하루동안 300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용인공원을 다녀갔다.
자녀와 함께 온 한모(50)씨는 "추기경님 묘지에 처음 와봤는데, 다른 신자들 묘랑 똑같아서 찾기가 어려웠다"면서도 "소박한 묘를 보니 추기경님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모(49)씨는 "신자는 아니지만 인사를 드리고 싶어 왔는데 방문객이 이렇게 많을 줄을 몰랐다"며 "여기 오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 모양"이라고 말했다.
공원 관리인 예닐곱명은 아직 녹지않은 눈을 치우며 방문객 맞이에 분주했다.
관리인 안모(53)씨는 "원래 눈이 오면 그대로 두었는데,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안전 등의 이유로 눈을 일일이 치워야 하고 쓰레기도 많아졌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잊지않고 꾸준히 찾아와주는 게 고맙다"고 전했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달 16일부터 3월 28일까지를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공식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16일 오후 7시에 서울 명동성당에서 추모미사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