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가 17일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인수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힌 전략적 투자자(SI)는 STX와 동국제강, TR아메리카 등 3개 회사이고 이밖에 포스코와 LG 등도 거론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대우건설을 인수해도 포스코건설과의 시너지가 크지않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우선하여 추진한다고 밝혔다.
 
   LG 역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우건설 인수전은사실상 동국제강과 STX, TR아메리카 등 3파전으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가장 늦게 인수 의사를 밝힌 STX는 기존 주력 사업인 조선 외에 플랜트와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대우건설 인수시 상당부분 시너지가 예상된다.
 
   최근 이라크에서 30억달러 규모 플랜트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이라크 내 플랜트와 기반시설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고, 작년에는 가나에서 100억달러 규모 주택단지 등 해외 주택건설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건설부문 강화에 나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STX의 재무적 건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STX그룹은 2001년 출범 이후 세계 최대 크루즈선사인 노르웨이 아커야즈(현 STX유럽)와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워왔다.
 
   하지만 아커야즈를 인수한 지 3년이 안 된 상황에서 덩치가 큰 대우건설을 섣불리 인수했다가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동국제강도 최근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점과 철강업과 건설업의 연관성 측면에서 시너지가 예상된다.
 
   그러나 쌍용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인수의사를 철회한적이 있고, 브라질 제철소 건설 등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우건설인수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TR아메리카는 작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매각 추진시 자베즈파트너스와함께 공동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투자자금 모집 불확실성으로 인수 협상에 실패했다.
 
   최근 다시 인수의사를 밝히면서도 기존에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2만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그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시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STX와 동국제강 모두 3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우건설 지분 50%+1주 인수방안보다는 일단 전략적투자자로서 지분 15%를 1조원 가량에 인수한 뒤 추후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는 명백한 '특혜'에 해당한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STX 인수 참여와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서 "매각대금 3조원 중 1조원만 내면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은 사실상 전체 인수금액의 67%를 산업은행이 인수금융을 제공해 주겠다는 제안과 똑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은 투기성 자본이나 재무적 건전성이 뒤떨어지는 전략적 투자자를 섣불리 끌어들이기보다는 대우건설 자율경영을 보장한 뒤 원칙에 따라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대우건설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강력히 대처할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