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간호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네 쌍둥이의 소식이 경인일보를 포함, 많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꿈을 이룬 그들의 모습은 많은 자녀를 낳고, 기르기 힘든 국내 사회의 여러가지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그들의 부모가 그러했듯 출산에 따르는 병원비부터 걱정이다.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출산은 부담인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낳은 아이들이, 자란다고 해서 걱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학창시절을 보낼 땐 사교육비가 부모들의 주름살을 늘게 한다. 국내 사교육비 총 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20조9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절정은 한 해 1천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다닐 때다. 한 가정에서 대학생 자녀가 두 명 이상이 되면, 그 중 한 명은 눈치껏 군대에 가거나 휴학을 한다. 청년실업이 수백만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졸업 후 그나마 직장을 잡으면 다행이다. 이 같은 현상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고 일컬어지는 '자식 키우는 일'을 회피하려는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킨다.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출산비용, 보육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아이는 당신과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라는 광고 등을 통해 출산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저출산 기조는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저출산 현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제도적 뒷받침이 충실히 병행돼야 저출산 문제는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애국'이라는 거창한 차원이 아니더라도 다자녀들이든, 다자녀들의 부모든 걱정없이 웃으면서 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웃고 있는 네 쌍둥이를 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