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06년 당내 대선 경선 당시부터 친박(친박근혜)계 중심 역할을 해온 김무성 의원에 대해 "좌장은 없다"고 직격탄을 날린 이유는 뭘까.
김 의원이 세종시 해법으로 대법원 등 독립기관 7곳의 세종시 이전을 제안하면서 박 전 대표를 향해 "관성에 젖어 바로 거부하지 말라"고 하자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며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고 정면 공박한 것.
박 전 대표는 2007년 11월 선출직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김무성 김학원 의원이경합하자 김무성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캠프의 좌장 역할을 했고 저와 더 가까우니양보해주길 부탁한다"며 사실상 '좌장' 타이틀을 달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다음해 4월 총선에서 생환해 왔을 때도 사석에서 김 의원이 친박계 좌장임을 인정했다는 것이 정치권 정설이다.
이런 박 전 대표가 입장을 선회한 것은 무엇보다 김 의원의 절충안이 세종시 정국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권 주류가 수정안을 당론 채택하기 위해 소집한 의원총회가 22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좌장'인 김 의원의 절충안 자체가 수정안에 반대해 온 친박 내부의 균열로 비칠 수 있어 이를 조기 차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집안 단속용'의 성격도 갖고 있는 셈이다.
영남 지역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언급은 대오 이탈을 막고 친박계가 수정안 반대 입장으로 더 응집토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박 전 대표 개인적 성향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용인술을 잘 알고 있을 박 전 대표가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방식을 터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정치권 인사들은 "박 전 대표는 누구에게도 전권을 위임하지 않는다. 선친 때부터 권력의 속성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박 전 대표가 자서전에서 "권력은 칼이다. 권력이 클수록 그 칼은 더욱 예리하다. 조금의 움직임으로도 사람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썼을 만큼 권력의 속성을 체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좌장 없다" 발언 속뜻은?
입력 2010-02-21 15:30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