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대통령이 오늘(25일)부터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다.
국민의 정부 지난 집권1기 2년반은 고난과 격동, 변화의 나날이었다. 출범초기 온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환란'을 극복하고 침체된 경제를 되살렸다.
그리고 온국민의 심금을 울린 분단 55년만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세계 유일의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화해·평화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는 정치의 불안정, 개혁의 피로증 등 부정적인 평가도 많아 국민의 정부 평가는 양면성을 띠고 있으며 집권 2기의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민의 정부 1기를 평가할 때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이른바 '햇볕정책'의 지속적 추진을 통한 남북관계의 획기적 변화라는데 누구도 이견이 없다. 金대통령은 북풍논란까지 야기됐던 남북간 대치국면을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화해국면으로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특히 '적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평양을 방문해 金正日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남북 화해협력과 평화를 위한 6.15 공동선언을 탄생시킨 것은 새로운 세기를 맞는 한반도에서 민족화합의 기운을 무르익게 하면서 통일의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이를 계기로 15년만에 8.15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고 남북 장관급 회담, 경의·경원선 연결 등과 같은 6.15 선언 후속조치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사실상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은 사라져가고 남북 공존공영의 기초가 마련돼가고 있는셈이다.
이는 앞으로 20-30년 후에는 통일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우리민족에 심어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金대통령의 집권 1기중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성과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극복이다. 97년 12월17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뒤 부도위기에 빠진 국가경영을 책임지게된 金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대로 1년반만인 작년 가을 '외환위기 완전극복'을 선언했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98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8% 였던데서 99년 10% 수준으로 급반전됐고 금년에도 8%대의 견실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보유액도 환란당시의 39억달러에서 지난 6월 기준으로 9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노동운동의 합법화, 여성차별 금지와 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제정, 시민단체 운동의 활성화 등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제도적으로 착근된 것은 국민의 정부가 내세울만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21세기 지식정보화 흐름에 발맞춰 정보 인프라 구축과 정보화 교육의 확대, 벤처기업의 육성 등을 통해 국가발전의 새로운 기반을 조성해나가고 있는 것도 괄목할만한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옷로비 사건' 등에서 나타난 집권층의 도덕성 시비와 함께 의약분업, 금융개혁, 의보통합, 농·축협 통합 등 각종 개혁과정에서 분출된 집단이기주의로 인한 사회적 혼란, 대우·현대사태 등에서 드러난 시장신뢰의 상실 등은 국민의 정부가 이룩한 성과의 빛을 바래게 했다.
더욱이 4대 개혁을 선도해야 할 공공부문의 개혁 부진, 정치의 불안정과 개혁 피로 증후군, 사회계층간 위화감 등은 국민의 정부 1기의 시행착오로 부각된다.
특히 金대통령이 취임초부터 주창해온 국민화해를 위한 동·서화합 정책은 통치권자의 의지와는 달리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정치권은 구시대적 정치상을 버리지 못해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후진적 정치상은 결국 金대통령의 리더십과도 연결되고 있어 金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집권 2기에서는 4대 개혁의 마무리와 남북관계의 진전, 정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金대통령이 이미 밝힌대로 4대 개혁의 완성은 국민의 정부 성과의 주요한 성적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남북간 화해·협력을 확대 발전시켜 '한반도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는 포부의 완성이다.
그리고 국민의 정부 2기는 여소야대로 인한 정치 불안과 집권 후반의 '레임 덕'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어 이에대한 정치력 발휘가 요구된다.
결국 국민의 정부 2기 국정의 풍향과 기류는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상황, 경제와 개혁마무리, 여야관계 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金銀煥기자·ehkim@kyeogn.com
햇볕정책·換亂극복 가장 큰성과
입력 2000-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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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8-2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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