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세종시 당론변경 여부를 놓고 이틀째 토론에 나서는 가운데 당내 양축인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 진영은 전날 의총에서 `행정 비효율'(친이계) vs `국가균형발전'(친박계) 등 각 진영의 논리와 가치를 내세워 정면충돌한 데 이어 이날 토론에서도 날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 주류측은 3월 초까지 의총 토론을 벌인 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는 대로 기존 세종시 원안에서 수정안으로의 당론변경을 위한 찬반투표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친이 직계인 정태근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늦어도 내주까지 토론을 마무리짓고 당론변경 투표 절차에 나설 것"이라며 "당장 4월 말부터는 지방선거 경선이 시작돼 그 전에 국회 논의 과정까지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친이계인 안경률 정두언 진수희 차명진 정태근 의원 등은 전날 `함께 내일로' 운영위 회의를 갖고 당내 `120표'를 확보, 세종시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다는 목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핵심의원은 "현재까지 세종시 수정안 찬반에 대한 표 계산을 해본 결과, 105명의 의원이 수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정안 설득작업을 가속화해 당론 표결 이전까지 120표를 확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주류인 친박계는 주류측이 당론변경을 위한 찬반투표에 나설 경우 의총에 불참하는 한편,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을 위한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친박계는 이날 토론에서 정몽준 대표가 전날 공개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 회동 무산, 홍사덕 의원이 제기한 `친박 사정설'과 박 전 대표에 대한 친이계 의원들의 `막말' 등에 대해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세종시 의총은 예상했던 대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자리였다"면서 "서로 이미 입장이 확연하게 정해서 나왔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없는 `무정란 의총'이었다"고 했다.

   이처럼 친이-친박 진영간 격돌 속에 `세종시 유보론'과 `수도 이전까지 포함한 개헌 연계론', `국회 전원위 개최를 통한 크로스 보팅' 등 세종시 절충안들이 쏟아지고 있어 의총 토론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중재안'을 내놓았던 김무성 의원은 라디오방송에 잇따라 출연, "세종시 수정안이나 중재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 문제를 끝내는 방법으로는 국민투표가 제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