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비인가복지시설들이 각종 불법·타락으로 물의를 빚는 가운데 버려진 뇌성마비 어린이들을 자신의 집에서 돌보며 국내 최초의 장애인재택분교로 운영되는 곳이 있다.
뇌성마비 장애인 19명과 비장애인 4명이 더불어 살고 있는 군포시 부곡동 농촌마을의 '양지의 집'.
19명은 버려졌던 뇌성마비 장애인이고 4명은 성원장의 부인 윤순이씨(39)와 아들,딸이다.
이 집의 성치도원장(43·동남보건대학 겸임교수)은 우리나라에 10여명 밖에 없는 '보이타·보바스'(뇌성마비장애인 물리치료기법)기술을 가진 20년 경력의 물리치료사.
10년전 걷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뇌성마비 어린이들을 만나며 '중독'처럼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 뒤 이들에게 일어서고 걷는 기쁨을 주기 위해 지난 92년 일본으로 물리치료 유학을 갔다. 가정형편 탓에 9개월만에 박사과정을 포기했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장애어린이들을 직접 돌보기로 결정했다.
나이어린 성씨의 딸과 아들은 둘째치고 부인 윤씨의 심한 반대도 그의 결심을 꺾진 못했다.
마침내 지난 95년10월 32평 아파트를 처분하고 지금의 17평 작은 농가로 가족과 6명의 장애어린이와 이사했지만 아이들의 숫자가 10명, 15명으로 늘어나면서 장애아들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급기야 수인산업도로에서 6개월간 음료수와 뻥튀기과자를 팔기도 했다.
하지만 주위의 도움을 받아 생활에 안정을 찾자 이제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려는 욕심이 생겼다.
“치료를 오래 하면 몸은 조금씩 움직일 수 있지만 정신적인 성장은 멈춰있는 겁니다.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 되게하기 위해 정규교육을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1년동안 군포시청과 교육청을 드나들어 마침내 98년3월 부곡초등학교 재택분교로 인가받았다.
정식으로 발령을 받은 분교장(황수민·여·25)이 하루 3시간씩 특수교재를 갖고 초등학교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불과 1평 반정도의 비좁은 방에서 땀흘리며 공부하던 아이들은 얼마전 자매결연한 성남 상록봉사회의 도움을 받아 3평정도의 넓은 교실을 장만했다.
성원장은 “그동안 비좁은 방에서 낮에는 수업받고 밤에는 잠을 자야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했다”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양심은 살아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들 장애아동들에게는 '페스탈로치'나 '천사'보다도 더 한 그는 또 이같은 비인가복지시설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관심을 바라면서 앞으로는 중학교 과정까지 개설토록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李星昊기자·starsky@kyeongin.com
장애인 在宅학급 전국첫 인가운영
입력 2000-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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