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영재·김대현기자]요리 특성화 고교인 시흥의 J고등학교 교장과 교무부장 등 교직원 20여명이 신입생 부정 입학과 공금 횡령 등을 일삼다 경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또 학교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뇌물을 챙긴 현직 도의원과 납품업체 관계자 등 14명도 함께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교 교장 진모(73)씨는 2010학년도 신입생 전형에서 '같은 재단 중학교 출신과 남학생 등을 우대하라'고 교사들에게 지시, 타 중학교 출신 합격생 15명의 면접점수(30점 만점)를 1~7점씩 깎아 탈락시키고, 같은 재단의 남자 중학생들을 입학시켰다.

또 식자재 구입비와 시설 보수비 등을 부풀려 납품업체에 지급하고 차액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기숙사 운영비와 국고보조금 등 예산 3억1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교장 진씨는 이외에도 '기부금을 내면 교사를 시켜주겠다'며 박모(44)씨 등 8명에게 500만∼5천만원을 받고 교사로 채용을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도의원 황모(50·여)씨는 각종 학교지원금을 받게 해준 대가로 진씨 등으로부터 자신의 교육기관 수강료 4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1999년 개교한 J고는 올해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내신성적이 높은데 떨어졌다', '점수가 훨씬 낮은 아이들이 합격해 커트라인을 알고 싶다' 등의 항의가 빗발쳤고 기숙사에 컴퓨터 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PC방에서 과제를 작성할 정도로 시설이 열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교장 진씨와 교무부장 이모(45)씨에 대해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을 도와 부정입학과 공금횡령 등에 가담한 교감과 현직교사 16명, 행정실 직원 3명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함께 도의원 황씨와 납품 단가를 높게 책정해 대금을 빼돌린 납품업체 대표 등 1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