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전 KCC 수원공장 철거현장에서 수원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건강 대책없는 석면 철거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전상천기자]KCC수원공장 석면 철거로 주민 건강이 위협(경인일보 3월11일자 22면 보도)받고 있는 가운데 반경 2㎞내 수원고 등 모두 13개 초·중·고교 8만6천여명이 석면 피해에 노출, 유사질병 잠복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수원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KCC 수원공장 석면문제 시민대책위원회(준)'는 11일 오전 KCC수원공장과 인접한 서평초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안전 대책없는 철거 작업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KCC수원공장에서 지난 1969~2005년까지 석면 제품인 흡음재와 단열재 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석면이 외부로 무방비 상태로 유출, 통상적인 피해 반경 2㎞내 학교에 다녔던 학생 등 수원 시민들에게 그대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책위가 최근 석면 노출로 인한 피해 반경 2㎞이내 학교 시설물 등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 KCC수원공장이 본격 가동된 지난 1969년 이전에 개교한 서호초와 세류·신곡·매산·화서초 등 5개 초교와 수원여고는 석면 위험에 35년여간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수원초 등 3개교와 구운·숙지중, 수원·숙지고 등에 다니는 학생들도 적게는 8~24년간 석면 위험에 고스란히 방치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책위는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성 물질로 규정한 원인물질인 석면이 인체에 흡입되면 10~5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석면폐, 중피종암 등의 질병을 유발,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만큼 유사 질병이 잠복, 진행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KCC수원공장 철거 작업 현장과 서평초교·센트라빌아파트 등 학교와 주거공간이 바로 인접, 철거 과정에서 석면가루가 외부로 날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KCC수원공장 관계자는 "노동부에 정식 석면 철거 허가를 받았고, 인근 토양과 공기 등에 석면이 함유됐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