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최근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성범죄 현장엔 이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무거운 시선들이 얹혀 있다. 언제 누가 주변에서 아니면 가족중에 제2 희생자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근심스럽다. 치한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성범죄는 최근엔 극한 상황으로 치달아 인명을 희생시키는 일이 예사롭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일부 경찰관서엔 성범죄에 따른 과학적인 분석체계가 이원화돼 있어 신속을 요하는 수사가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 예로 성범죄가 증가 일로에 있는 경기경찰청의 경우 DNA분석실이 없어 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 실정이지만 업무폭주로 인해 DNA감정이 10여일씩이나 걸려 수사에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신속을 요하는 성범죄사건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경찰청 관내 성범죄 발생건수는 2005년 2천866건, 2006년 3천205건, 2007년 3천288건, 2009년 3천999건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가운데 아동성범죄도 2007년 250건, 2008년 270건, 2009년 204건 등 매년 2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나 범죄 현장에서 채취한 정액·타액·음모 등의 DNA분석자료가 범인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DNA 긴급감정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부분 일반감정으로 신청, 감정결과를 받기까지 16~30일 정도가 소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도주한 성범죄자를 사후에 지명수배하는 뒷북조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과수의 감정업무가 2008년에만 2만5천 건이 넘어 사실상 과포화 상태가 되면서 일선 수[경인일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외주업체에 의뢰할 경우 연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는 형편이다. 경기경찰청에 분석실이 구축되면 현재 2일이 걸리는 DNA 긴급감정은 30시간, 일반감정도 5일정도로 줄어들게 돼 시급을 요하는 성범죄 조기 해결에 필수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성범죄로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지만 과학적이고 신속한 범죄해결을 위한 과학수사 장비 등은 아직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과학장비의 도입이 우선적으로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