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부터 택시를 몰고 있다는 강모(46)씨는 "요즘같은 불경기는 처음 본다"며 한숨부터 지었다. 승객을 기다리다 지쳤는지 몇몇 택시운전사는 쏟아지는 눈속에서도 시동을 끄고 나와 줄담배를 피워 댔다.
추운날씨 만큼이나 택시업계의 불황 한파가 매섭다. 버스와 지하철의 연계등 진화하는 대중교통에 뒤지고, 값싼 대리운전에 치이면서 택시업계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택시기사들이 야간 취객 등을 대상으로 야간할증에 시외 할증을 붙여 바가지 요금을 씌우면서 기존 손님들도 줄어드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택시 기사 박모(48·성남)씨는 "개인택시 면허를 따기 위해 3년째 법인택시기사를 하고 있는데, 요즘 같아선 그만 두고 싶다"면서 "평일에는 8만6천원의 사납금 채우기도 힘들고, 주말이나 돼야 겨우 5만~6만원 가져갈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택시회사들도 죽을 맛이기는 마찬가지다.
성남의 S택시회사 관계자는 "회사 전체 매출의 30%가 줄었고 사납금을 못채우는 기사도 100중 3~4명꼴로 있다"며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경영난 타개를 위해 도입한 성남의 경차택시들도 아직 시행 초기이기는 하지만 불황의 한파를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경차택시기사 김모(53)씨는 "하루 10만~15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지만 기존 택시에 비해 같은 거리를 주행했을 경우 싼 요금(1천800원) 때문에 3만~5만원을 덜 버는 셈"이라며 "그렇다고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다"고 전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70여대가 운영되던 모범택시는 현재 50대로 감소했다"며 "대안으로 나온 경차택시의 성공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