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의 한 산기슭 건축공사 현장에서 굴삭기를 동원해 채석장을 방불케 하는 골재 채취작업을 벌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윤재준·최해민기자]25일 오전 11시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의 한 산기슭. 서너 채의 농가 사이로 난 좁은 도로를 대형 덤프트럭들이 바삐 오가고 있었다. 빈 트럭을 따라가자 인위적으로 성토해 만든 넓은 평지에 굴삭기 3대가 땅속에 있는 어른 키만한 바위덩어리를 쉴 새 없이 캐내 트럭으로 싣는 모습이 보였다.

채취한 암석을 굴삭기가 부숴 트럭에 실으면서 귀를 찢을 듯한 굉음이 흘러나왔지만 인근 농가와 불과 50여m 떨어진 이 공사장에는 방음시설은 커녕 분진을 막는 가림막조차 없었다.

이곳은 지난 2005년 12월 4명의 개발행위자가 각각 1천500여㎡에서 1천700여㎡ 규모의 4개 필지에 단독주택과 소매점을 짓는다며 건축허가를 받고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 공사와 관련, 인근 주민들은 엄청난 소음과 분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데다 "말이 좋아 농가주택 공사지 사실상 골재채취장"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주택 공사에 방해되는 암석을 캐냈다"던 현장 인부들의 말과는 달리 이날 현장에서 40여t의 골재를 실은 트럭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의 한강생태복원 공사현장으로 돌들을 나르고 있었다.

한강변 공사장 관계자는 "현재 용인에서 30~40t의 바위를 실은 트럭이 30대가량 들어왔고, 모두 (용인쪽)공사장에서 유료로 구입한 바위"라고 귀띔했다.

사실상 불법 골재채취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한 사안이다. 그러나 용인시 관계자는 "실제로 골재를 채취해 팔아도 건축허가를 받은 공사장이라 골재채취법상 파쇄기가 설치돼 있지 않으면 제재할 수가 없다"며 "다만 소음과 분진에 대해선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공사장에서 채취한 골재를 유료로 판매해도 공사장에 선별파쇄기만 없다면 불법 골재채취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민 A씨는 "소음 탓에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리고 분진으로 앞이 안 보일 정도"라며 "이 정도로 돌을 캐내 가는데 이게 골재채취지 어떻게 농가건축 공사냐 "고 불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