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추모단(위원장 박 진 의원)이 26일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뤼순(旅順)감옥에서 추모식을 거행했다.
이날 추모식은 한국 방문단이 중국에서 공식 절차를 거쳐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 치른 최초의 안 의사 기념행사다.
5명의 외통위원들과 동북아역사재단 학자들로 구성된 추모단은 이날 오전 10시 뤼순감옥 내에 설치된 안 의사 추모관에서 100주년 추모식을 갖고 안 의사가 수감됐던 감방과 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사형 집행장, 국제항일열사기념관 등을 둘러봤다.
안 의사 추모관과 안 의사, 단재 신채호 선생 등 항일 애국지사 11명의 흉상과 독립운동 사료를 전시한 국제항일열사기념관은 지난해 10월 안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광복회 등의 예산지원으로 뤼순감옥 내에 설치됐다.
추모단은 이어 뤼순감옥 수감자들이 처형되면 매장됐던 곳으로, 안 의사 유해가 묻혔을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추정되는 뤼순감옥 북서쪽 야산을 찾아 재발굴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폈다.
그러나 추모단은 개발 바람이 불면서 이미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들어서 유해 발굴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남북공동유해조사단은 2006년 6월 현지 조사 등을 통해 이곳을 유해 매장 추정지로 확인한 데 이어 2008년 3-4월 한.중 안중근의사 유해발굴단(남측 단독 참여)이 29일간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유해를 발굴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이 일대는 중국 부동산 개발상에 의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추모단은 또 안 의사에게 고문을 가하고 사형을 선고했던 곳으로, 지금은 원형이 복원돼 기념관으로 개방된 뤼순의 일제 관동법원을 찾아 안 의사가 겪었을 고초를 떠올리며 울분했다.
이어 고구려가 축조한 랴오닝성(遼寧)성 진저우(金州) 유이향(友誼鄕) 동쪽의 대흑산(大黑山)에 있는 비사성(卑沙城)에 올라 만주 벌판을 호령했던 고구려인의 웅혼한 기상을 피부로 느꼈다.
이에 앞서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이 대표인 백야 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가 조직한 '의사 순국 100주년 및 청산리독립전쟁 승전 90주년 기념 국회의원 참배단 항일역사탐방단'도 25일 뤼순감옥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탐방단은 오는 27일에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던 하얼빈 역을 찾는 데 이어 28일에는 김좌진 장군의 생가가 있는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이린(海林)을 방문할 계획이다.
또 광복회가 지난 24일 안 의사의 증손자 토니 안과 뤼순감옥에서 추모식을 열었으며 조선족이 주축이 된 뤼순 안중근연구회(회장 박용근)와 다롄(大連)성당이 기념행사를 여는 등 순국 100주년을 맞아 안 의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뤼순감옥에서 그의 넋을 기리고 애국정신과 동양평화사상 계승을 다짐하는 추모행사가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