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은사의 조계종 직영사찰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28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법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봉은사의 조계종 직영사찰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28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법문을 하다 흐느끼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현 정권이 밀착관계라고 주장하면서 직영사찰 전환을 계속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28일 재확인했다.
 
   명진스님은 이날 낮 봉은사 법왕루에서 연 일요법회 법문에서 "자승 총무원장은재작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청와대에서 불교지도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죠"라고 이야기했으며,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13일 이상득 의원을 봉은사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명진스님은 "두 번 거절 끝에 이상득 의원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내가 반야심경의 '반야'가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모른다고 했다"며 "이에 대해나는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했던 언사들이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종교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걱정스러우니 불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갖추라고 했고, 자승 스님이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의 봉은사 방문을 요청하기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자승스님은 지난해 12월24일 박형준 정무수석과 함께 충청도에 내려가 마곡사, 수덕사 등 지역 절 주지들을 모아놓고 세종시 문제 협조를 요청했다"며 "한국불교 대표종단의 수장이 시비와 논란이 있는 문제에 대해 지역 주지들을 모아놓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자승 원장 간에 어떤 야합과 밀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안건이 지난 11일 조계종 중앙종회를 통과한 이후 명진스님이 일요법회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법문을 한 것은 지난 14일과 21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명진스님은 "봉은사 문제는 봉은사의 사부대중과 충분한 소통과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을 약속하라"고 촉구하면서 "다음 주 법문에서는 가사를 입고 부처님의 법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명진스님은 2천여 신도들 앞에서 천안함 침몰사고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 이날 법문을 시작했다.
 
   그는 "36년 전인 1974년 충무 앞바다에서 있었던 해군예인정(YTL) 침몰사고 당시 희생자 159명 중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였던 내 동생도 포함돼 있었다"며 눈물도보였다.
 
   명진스님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대한 공격도 계속했다. 그는 "불교계가 템플스테이 사업이나 불교문화재 관리 등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정부예산을 쓰고 정치권력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약점 잡아서 나를 '좌파'로 몰아붙였다"며 안 원내대표가 해명과정에서 자신을 모른다는 등의 거짓말을 한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명진스님은 이날 현 정부 들어 발생한 종교편향 시비와 일부 개신교 목사들의 편향적 발언을 언급하고,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방선거를 겨냥한 듯 "올바르게 주권을 행사하라"고 신도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이날 법회를 앞두고 지난 27일 오후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스님과 기획실장 원담스님을 봉은사로 보내 명진스님과 대화했으나 별다른 절충점을 찾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