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우리 선박 피랍사건이 터졌다. 한국인 5명을 포함, 24명이 탑승한 '삼호드림호'가 원유를 싣고 이라크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항해하던 중인 5일 오후 4시10분 인도양 한복판에서다. 천안함으로 온 국민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날아든 비보로 우리 국민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해 있다. 무탈석방을 위한 정부의 실효적이고 적극적인 노력과 해적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우리 선박 피랍은 2006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원호가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조업중 납치됐다가 선주회사와 해적간 협상 끝에 117일 만에 풀려났다. 다음해인 2007년 마부노 1·2호와 골든노리호, 2008년 브라이트루비호와 켐스타비너스호 등 한국인 선원이 승선한 선박이 피랍됐다. 2009년 3월에도 2척의 선박이 해적에게 총격을 받기는 했으나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함정을 파견한 2009년 4월부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피랍을 보는 정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우리 함대의 효과적인 활동으로 잠잠하던 피랍이 1년여 만에 다시 발생한 것도 이유겠지만, 그보다는 행위가 한층 대담해졌기 때문이다. 통상 연안에서 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다국적 군의 해적 소탕 작전이 강화되면서 최근 들어 대양 한복판에서 납치를 시도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그만큼 활동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청해부대 소속 이순신함을 소말리아 근해로 급파, 해적선과 삼호드림호가 모항에 입항하기 전 차단하기로 했지만 광활한 바다 한가운데서의 작전수행으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며, 차단해도 교전 등 석방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장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해적 소탕을 위한 다국적 군의 공조를 굳건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병행해 해적행위 근절 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선 해적행위 발생 배경과 원인을 파악해 처방약을 만들어야 하며, 국제사회가 공조해 소말리아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청년 실업층이 해적으로 흡수되는 악순환을 차단해야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평화가 찾아 올 수 있음이다. 매년 전쟁을 치르는 값이면 충분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