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법원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의 대출규제 이후 꾸준히 감소해온 `버블세븐' 지역 낙찰가 총액이 지난달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처음 경매에 오르는 경매 신건 수도 전달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버블세븐' 낙찰가 총액 14개월만에 최저치 =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와 목동, 분당, 평촌, 용인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 총액은 정부가 지난해 10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제2금융권으로 확대시행한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다 지난달 들어 큰 폭으로 내렸다.

   6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올해 3월 버블세븐 아파트 낙찰가 총액은 725억2천만원으로 2월의 917억원보다 20.9%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해 1월 522억8천만원을 기록한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금액이다. 버블세븐 아파트 낙찰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1천675억2천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버블지역아파트 낙찰가총액은 은행권 DTI 규제가 수도권으로 확대된 지난해 9월에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연립ㆍ다세대의 인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제2금융권으로 대출규제가 확대시행된 이후 10월 1천135억원, 11월 1천25억3천만원, 12월 930억4천만원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올해 1월에는 강남 재건축단지 매매가가 `반짝' 상승하면서 버블지역 낙찰가총액도 1천189억6천만원으로 반등했지만 세제혜택 종료와 보금자리 등 공공분양, 매매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2월에는 다시 917억원으로 감소했다.

   버블세븐지역 아파트의 3월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전달보다 2.13%포인트 내린 81.95%로 지난해 4월의 80.79% 이후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밖에 평균 낙찰률(경매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역시 전달에서 8%포인트 하락한 29.33%로 12개월만에 20%대로 주저앉았고 경매건당 입찰자 수(입찰 경쟁률)는 전달보다 1.62명 감소한 4.65명이었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제2금융권 대출 이용빈도가 높은 경매시장 특성상 비은행권으로 대출규제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며 "특히 가격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큰 버블세븐은 최근 수천만원씩 저렴한 `급급매물'이 나올 정도로 일반 매매시장이 침체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입찰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매 신건 한 달 새 47% 증가 = 법원 경매로 새로 유입되는 물건 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에서 새로 경매에 부친 `신건' 수는 1만5건으로 전달인 2월의 6천798건에서 47.2%나 증가했다. 1월의 7천833건에 비해서도 27.7%나 많은 수치다.

   부동산 종류별로는 주거시설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3월 한 달간 전국적으로 새롭게 경매에 오른 주거시설 물건 수는 4천736건으로 전달대비 57.1% 증가했다.

   토지는 3천570건으로 역시 전달인 2월 대비 46%나 늘었고 업무ㆍ상업시설은 1천365건으로 한달새 31.3%나 늘었다.

   이처럼 경매 신건이 증가한 것은 최근 수개월간 일반 주택 거래가 크게 위축되면서 계획대로 주택을 처분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신청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지지옥션은 분석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난달에 새로 경매에 오른 물건은 대출규제가 작년 10월을 전후로 경매 신청된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대출규제가 확대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일반 매매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매물이 경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팀장은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저렴한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경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단기투자보다는 실거주나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입찰에 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