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대현·문성호·민정주기자 ]경기도 일부 지역 교육청의 철제창호교체 공사 발주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교육청은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창호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은 물론 성능과 안전면에서도 뒤처지는 철제창호를 학교에 설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이미 십 수년 전부터 철제창호를 아파트 등 일반 건축물 공사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6일 건축업계에 따르면 철제의 경우 고철 가격이 알루미늄보다 4~5배 저렴하지만 알루미늄은 25㎏으로 육면체 20.9㎤를 제작할 수 있는데 반해 고철 25㎏은 14.7㎤의 육면체를 만들 정도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는 같은 무게라도 알루미늄이 고철보다 더 많은 창틀을 만들 수 있어 사실상 철제창호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현재 알루미늄 창호가 일반화돼 있기 때문에 철제창호에 맞는 부품이 없어 수리시 호환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철제창호는 무거워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에 사용하는 레일과 롤러 등을 사용할 수 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철제창호 전문업체인 H공업제품만 사용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부르는 게 값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철제창호는 내구성이 약해 수명이 짧고 녹이 슨다는 중대한 약점이 있다. 철제창호는 습기가 많거나 용접 등의 제작 과정에서 철제 코팅이 벗겨지면 빠르게 부식현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창호의 아귀가 맞지 않아 단열 효과도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측의 설명이다. 또 철제창호의 경우 알루미늄 또는 플라스틱 창호와 달리 유리를 끼운 후 마감재로 실리콘이 아닌 PVC를 사용, 지지력이 약한데다 화재시 PVC 자체에서 유독가스가 생성돼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철제창호를 기피하는 원인중 하나다.

창호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41)씨는 "철제는 부식이 많아 수명이 알루미늄에 비해 훨씬 짧은 편이다"며 "교육청이 굳이 안쓰는 제품을 찾아서 쓰는 것 자체가 의혹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