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며 워크아웃설이 끊이지 않았던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차판매)가 자금난 악화로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차판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부터 채권금융회사들을 상대로 대우차판매의 채무상환 유예를 위한 동의서를 접수받기 시작했다.
 
   대우차판매는 늦어도 8일까지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판매는 이로써 지난 2002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이후 8년 만에 다시 또 워크아웃이라는 시련을 겪게 됐다.
 
   대우차판매는 그간 확장해온 아파트 건설 등 사업이 최근의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손실이 커진 데다 주력 사업이었던 자동차판매 사업 역시 최근 GM대우의 결별 선언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최근 유동성이 크게 악화했다.
 
   채권단은 대우차판매가 이달 내 만기도래하는 700억 원의 채권 중 상당액을 결제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부도 사태에 직면하는 것보다는 워크아웃을 통해 정상화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차판매는 어떤 회사 = 대우차판매는 1993년에 대우자동차㈜에서 판매부문이 분리돼 국내 최초의 자동차 판매 전문회사 및 종업원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대우자동차의 국내 판매를 전담하며 회사 규모를 키워왔지만, IMF사태 이후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다.
 
   이후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GM대우와 협력관계를 맺고 GM대우의 자동차와 그밖의수입차, 상용차 등을 판매하는 자동차 종합판매회사로 거듭나면서 영업실적을 회복했고, 2002년에는 워크아웃을 공식적으로 졸업했다.
 
   현재 GM대우차뿐만 아니라 대우버스, 타타대우상용차(트럭), GM코리아의 수입차(사브, 캐딜락)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계열회사 판매법인들을 통해 폴크스바겐, 아우디, 크라이슬러, 볼보 등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도 판매하고 있다.
 
   또 전체 사업의 75%에 달하는 자동차판매 사업 외에도 '이안'이란 브랜드로 아파트 건설사업을 하고 있으며, 부동산개발사업에도 손을 대 원래 보유하고 있던 인천 연수구 동춘동 일대(송도) 부지 53만8천600㎡(16만평)에 3천800여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워크아웃 맞기까지 무슨 일이 = 그러나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사업비중을 25%까지 늘린 건설사업 부문이 결과적으로 자금난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이 됐다.
 
   대우차판매는 건설 경기 침체로 아파트 미분양이 쌓이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건설부문에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대지급해주면서 유동성이 고갈되기 시작했는데, 이 자금만 해도 7천억~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회복을 위해 올해 1월 우리캐피탈의 지분 30%와 인천 송도의 보유 토지,건설부문의 사업권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자금 흐름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오랜 파트너관계를 유지해왔던 GM대우마저 지난해 말부터 지역총판제를 도입해 GM대우의 차 판매 영업권을 다른 딜러들에게 나눠주면서 대우차판매의 자동차판매 사업 부문도 휘청대기 시작했다.
 
   대우차판매의 판매권역은 올 1월부터 절반으로 줄어들어 영업실적이 크게 떨어졌고, 이때부터 업계에는 워크아웃설이 돌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지난 3월 10일 GM대우는 대우차판매와의 사업 협력관계를 완전히 끊겠다고 선언하면서 대우차판매의 자금사정은 급속히 악화했다.
 
   GM대우와 결별하고 지난달 23일 쌍용차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차를 판매하기로 했지만, 이 사업 역시 아직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대우차판매의 현재 수입원은 월 700억원가량의 매출을 내는 버스와 트럭 판매만 남게 됐다.
 
   현금이 즉시 들어올 수 있는 통로인 자동차 판매가 막혀버리면서 대우차판매는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제때 갚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일 대우차판매의 무보증회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BBB(안정적)에서 BBB-로,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유일하게 희망을 걸고 있는 송도 개발사업 역시 현재로선 자금이 묶인 상태로,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대우차판매가 자금난을 타개하는 데는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