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고(故) 문규석 상사, 김경수 중사, 강현구 이상민(88년생) 병장, 정범구 안동엽 상병 등 6명의 시신이 지난 24일 오후 2시 수원연화장에서 화장돼 한 줌의 재로 산화했다. 전날 평택 2함대 안에서 입관을 마친 6명의 시신은 이 날 낮 12시40분께 해군 헌병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화장장으로 출발, 수원연화장에서 유족들의 오열 속에 화장된 것이다. 말없이 주검으로 돌아온 이들의 위패에는 희생 장병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계급씩 추서된 계급이 장병 이름과 나란히 적혀 있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모두에게 화랑무공훈장도 추서됐다.

동행한 해군 동료 장병들도 고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필승' 구호와 함께 경례를 하며 눈물을 훔쳤고, 정범구 병장의 고교 시절 담임이었던 수원정보과학고 강영실 교사는 직접 쓴 편지를 제자의 마지막 가는 길에 낭독하며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남편과 아들, 그리고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서럽게 오열했다. 아버지의 주검 앞에 영문을 모르는 어린 자녀들은 천진난만하게 엄마 품에 안겨 있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텔레비전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도 모두가 눈시울을 적시며 이들을 애도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25일 천안함 침몰 참사와 관련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순국 장병들의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 애도 기간으로 정하기로 하고, 영결식이 열리는 날을 '애도의 날'로 정하기로 했다는 정부 방침을 밝혔다. 참사의 원인과 논란을 떠나 당연한 일이다. 어떻든 이들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의 책임이자 우리 스스로가 넋을 기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일에는 보수와 진보,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한다. 그것이 아들과 남편을 잃은 채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들의 상심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더욱이 이를 계기로 국가적인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 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혹시라도 이번 일로 인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정치적인 목적에서의 분열 조장을 경계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것만이 이번에 희생된 장병들의 귀중한 목숨을 헛되이 하지 않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산화한 그들의 숭고한 애국심을 기리는 일이다.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