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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런던행 대항항공 KE907편에 탑승했던 영국인 트레보 드루씨는 아이슬란드 화산재 확산으로 인한 항공대란 속에서 이뤄진 대항항공의 `007 특급 수송작전'에 감탄을 쏟아냈다.

   대한항공 런던지점과 웹사이트 등에는 24일까지 드루 씨와 서식스 대학의 리처드 졸리 교수 등 탑승객 20여명의 감사 편지와 글이 잇따랐고 격려 전화도 수없이 걸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항공대란으로 15만명의 영국인들이 유럽대륙에 발이 묶인 상황에서 KE907 승객들은 큰 차질없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322명을 태운 KE907편은 런던 히스로 공항 폐쇄로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고 항공기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착륙이 힘들자 다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항로를 바꿨다.

   본사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세계적인 재난상황인만큼 구호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승객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수송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지난 2월 아시아인 최초로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촉진하고 재난지역에서의 평화적 구호활동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스 앤 스포츠 대사로 임명된 조 회장은 이번 항공대란을 재난으로 규정, 아낌없는 지원을 지시했다.

   갑작스럽게 승객을 떠안게 된 프랑크푸르트 지점은 부활절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바덴바덴의 4개 호텔을 잡아 승객들을 투숙시켰다.

   밤새 버스 임대 등 준비를 마치고 다음날 아침 9시30분부터 독일 바덴바덴-프랑스 칼레-도버-영국 히스로공항에 이르는 수송작전이 시작됐다.

   파리에 위치한 구주지역본부는 케이터링 회사와 협의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냉장차를 이용해 바덴바덴과 칼레 중간의 고속도로 상에서 전달했다.

   영국으로 향하던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자 여행객들이 대거 도버해협으로 몰린 상황에서 한꺼번에 6대의 버스를 페리에 싣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버스가 항구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어렵게 예약해 운임까지 지불한 페리를 놓쳤고 간신히 다음 페리에 버스를 실을 수 있었다.

   승객들이 히스로 공항에 도착한 것은 바덴바덴을 출발한지 15시간만인 17일 오전 0시35분.

   런던행 유럽의 어떤 항공사도 버스와 페리를 이용해 도버해협을 건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감사 편지를 받아든 박정수 런던지점장은 "고객들을 원래의 목적지로 안전하게 수송하는 것이 항공사 본연의 임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