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메모리부문 매각 여부를 최종 승인할 이사회가 이사 전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30일 오전 8시 서울 대치동사옥에서 열렸다.

이사회는 양해각서(MOU) 규정에 따라 채권단 회의와는 별도로 MOU 동의안
과 잔존법인 생존을 담보할 재무구조 개선안의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으
로 이사회 승인시 MOU는 효력을 얻을 전망이지만 거부하면 MOU는 효력을 잃
게된다.

양해각서는 채권단, 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리지 3자가 이날 오후 6시까
지 MOU 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사회는 전날 열린 채권단 전체회의가 정부의 강력한 매각의지로 MOU와 재
무구조개선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이를 그대로 승인할 수도 있지만 소액주주
와 종업원 대다수의 거센 반발로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
된다.

현재 전체 이사진 10명 가운데 박종섭 사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3명은 매각
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나머지 사외이사 7명중 대다수가 최종 승인 여부에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사외이사는 "주주와 종업원 이익을 대변하는 BOD(이사회)의 입장에서 독
립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누구로부터 압력을 받은 적이 없으며 각 이
사가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도 ▲전체 주주의 90%에 가까운 소액주주와 종업원 대다수
가 매각에 극력 반대하고 있는데다 ▲채권단이 제시한 재무구조개선안이 메
모리부문을 매각하고 남는 회사의 생존을 담보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
라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지원없이는 독자생존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현단계
에서 매각 외에는 확실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승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
도 일부 나오고있어 이날 오후까지 결론 도출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
다.

하이닉스 노조와 소액주주 모임인 하이닉스 살리기 국민운동연합회(회장 오
필근) 소속 50여명은 이사회가 열리기 전인 오전 7시께부터 대치동 사옥 로
비에서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이사회가 양해각서 승인을 거부, 매각 협상이
막바지에서 결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