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매매가 하락세가 무섭다.
최근 저렴한 '급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고는 있지만 가격은 더 떨어지고 있다. 수요자들도 여전히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매수 결정을 미루는 분위기다.
◇연초대비 최고 2억5천만원↓ =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잠시 '반짝 상승'하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2월부터 줄곧 하락하고 있다. 내림세도 점점 가팔라지는 추세다.
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www.r114.co.kr)에 따르면 지난 4월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월간 변동률은 서울 -1.93%, 수도권 -0.51%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달인 3월 서울 -0.55%, 수도권 -0.15% 보다 내림세가 더 뚜렷해졌을 뿐 아니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시행으로 가격이 급락했던 지난해 10월(서울 -0.76%)보다도 낙폭이 크다.
지역별로는 송파(-4.48%), 마포(-3.53%), 강동(-2.36%), 강남(-2.27%), 강서(-1.67%) 순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형은 4월에 11억원에 팔렸는데 최근에는 10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올해 초 같은 면적형이 12억3천500만~12억5천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넉 달 만에 2억5천만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가락시영은 저가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지만 가격은 갈수록 떨어져 49㎡가 5억5천만원선이고 강동구 고덕주공은 2단지의 시공사 선정 무산으로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용인(-3.43%), 과천(-1.7%), 의정부(-0.67%), 광명(-0.29%) 순으로 하락했다.
경기도 과천주공1ㆍ6ㆍ7ㆍ9단지 역시 4월 말 안전진단을 통과했는데도 당초 기대했던 용적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표돼 시장의 반응은 미미하다. 별양동 주공6단지는 오히려 3월말 대비 5천만원가량 떨어진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용인 신갈동 주공아파트도 최근 시공사를 선정했지만 매수세가 없다. 42㎡가 3월 대비 1천만~2천만원 내린 2억~2억3천만원선이다.
◇ 서울 재건축 시가총액 연초대비 1조3천억원 '증발' = 이처럼 재건축 아파트값 내림세가 장기화하면서 자연히 평균 매매가와 시가총액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11만1천353가구를 대상으로 시가총액 추이를 조사한 결과 4월에는 96조4천31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97조7천928억원에서 1조3천억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특히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 하락세가 두드러져 강남구와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지역 3개구 재건축 단지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85조4천97억원에서 83조8천543억원으로 1조5천억원 이상 줄었다.
강남권 중에서도 송파구 시가총액 감소폭이 1조1천616억원 가량으로(16조673억원→14조9천57억원) 가장 컸다.
개별 단지별로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1~4월 6천168억원(5조2천723억원→4조6천537억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가락동 가락시영1차도 같은 기간 2조2천734억원에서 2조451억원으로 2천283억원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또 닥터아파트 조사 결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의 4월 평균도3천468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9월 DTI규제 확대 이후 7개월만에 다시 3천5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5월중 잠실주공5단지 안전진단결과 발표와 고덕주공6단지 시사 선정 등 사업진척에 따라 분위기가 나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매수자들이 초급매물 외에는 추가하락을 기대하며 거래에 신중한 모습이어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