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최해민기자]가정의 달 5월, 월급쟁이들은 그야말로 '잔인한'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각종 기념일들이 몰려 있는데다 결혼 시즌까지 겹쳐 경조사 비용을 마련하느라 골치를 썩고 있다.

공무원 조모(42)씨는 어린이날 초등학생인 두 남매에게 각각 선물을 사주고, 어버이날 부모님과 장인, 장모에게 용돈을 드린 뒤 오후 1시에는 상사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 부조금을 전달했다. 5월 한 달이 3분의 1밖에 안 지났는데도 이미 기념일과 경조사로 13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조씨는 "가정의 달 5월이지만, 직장인들은 등골이 휜다"며 "남은 20일 동안에도 모두 3건의 결혼식과 2건의 돌잔치, 2건의 고희·팔순 잔치가 있어 경조사로 나갈 돈은 앞으로도 수십만원 선"이라고 푸념했다.

또 올해 첫 직장을 얻은 새내기 민모(29)씨는 "어버이날 부모님 용돈과 성년의 날을 맞는 사촌동생들, 조카 돌잔치 등 돈 들어갈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며 "오랜만에 연락이 오는 친구들도 모두 결혼한다는 것이어서 이젠 전화받기도 겁이 날 정도다"고 잔인한 5월을 원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