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비지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 시작된 상승추세가 만 1년 동안 계속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정상수준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해서 소득불평등도 개선되었다.
경기회복 징후는 여러 곳에서 간취된다. 수출호조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와중에 지난달에는 신규 취업자수가 40만명을 돌파, 실업률이 넉 달 만에 3%대로 안정되었다. 산업용 전력소비량도 1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로 오랜만에 접한 낭보여서 반갑기 그지없다. 정부는 선순환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세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물가 또한 동반상승하고 있다. 수입물가가 3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물가와 자본재, 소비재가격은 전월에 비해 다소 떨어졌으나 원유와 유연탄을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남유럽 재정위기로 불안요인은 여전하나 세계경기도 회복국면에 있어 국제원자재 가격의 지속상승이 불가피하다. 수입물가는 최단 1개월에서 길게는 15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재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요금 인상시기도 임박했다. 그동안 자제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선거 직후부터 요금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때문이다. 원료비에 연동되는 도시가스요금은 물론 각종 공공서비스료의 줄인상도 불가피하다. 물가불안에 기인한 수요압력의 점증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막대한 규모의 단기부동자금의 향배에도 눈길이 간다. 초저금리에다 증시불안,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스탠바이인 상황에서 원자재사냥으로 쏠릴 경우 물가대란이 불가피한 탓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문제는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인플레 기대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15개월째 묶어두는 등 강만수 경제특별보좌관은 "출구전략은 늦은 것이 더 낫다"는 반응을 보이는 탓이다. 한국은행도 정부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물가란 휘발성이 매우 강해 큰불로 번질 경우 수습이 매우 어렵다. 금리에 대한 미세조정, 총액대출한도 축소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출구전략시기 앞당겨야
입력 2010-05-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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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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