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혜민기자]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20일 발표에도 불구 시민과 네티즌들 사이에서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보름가량 앞둔 상태에서 여야와 보수·진보 세력간의 '북한 응징설'과 '선거용 북풍'이라는 주장이 대립했지만 양측 모두 해군의 안보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네티즌 박민씨는 "합조단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 어뢰는 레이더에 걸리지도 않고, 배를 두동강내고 공중으로 솟아 갈라진 후 사라지는 최첨단 어뢰다"며 "그런데 정작 고유번호는 매직으로 썼다는거냐"며 국방부의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주영씨도 "어뢰에 새겨진 1번이라는 글자가 너무 선명해서 합조단 측의 주장을 믿기 힘들다. (선거 전에)파란색 1번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며 정부 조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대로 이같은 일부 주장이 억측이라는 반박도 거셌다. 네티즌 강석규씨는 "선진국 여러나라 전문가까지 동원돼 조사를 했는데 뭘 못 믿겠다는 거냐"며 반박했고, 이재원씨는 "완벽한 사고조사 발표도 했으니 이제 확실히 조치하는 일만 남았다"며 "더이상 민족 우선이나 통일을 내세울 수 없으며, 김정일의 독재집단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어뢰 공격 당시 무기력했던 해군 측을 비난하는 데는 양측 모두 입을 모았다.
네티즌 이상용씨는 "초계함은 적 잠수함 탐지가 주 목적인데 폼으로 어슬렁거렸냐"며 "중어뢰 프로펠러 소리만 해도 귀가 아플텐데 천안함은 당시에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해군을 질타했다. 이러한 네티즌의 반응에 전문가들도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수도권의 한 대학에 재직 중인 이모 교수는 "영상이나 배포된 자료를 보면 서술어에 '판단된다, 확인된다, 해석된다' 등의 말이 많다"며 "불확실한 표현이 많아 네티즌들이 군의 발표에 믿음을 갖지 못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복잡한 현안이 등장할 때는 전문가 집단의 다수설과 과학적 사실에 대한 존중을 공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천안함 조사에 국제 전문가들이 관여한 만큼 우리의 정치현실로 인해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은 책임 있는 시민의 자세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