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문성호·김혜민기자]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빌라에서 중년 남성 2명이 막걸리로 추정되는 술을 나눠마신 뒤 숨진 사건(경인일보 5월 24일자 23면 보도)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과 수원 남부경찰서는 24일 가족 등 주변 인물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사고경위나 혐의점을 찾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숨진 조모(51)씨와 이모(42)씨가 막걸리통에 담겨진 술을 한 모금도 채 안 되는 소량을 마신 데다 병원으로 옮겨진 뒤 불과 1~2시간 만에 숨진 것으로 미뤄 사이안화칼륨(청산가리)과 같은 맹독성 독극물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경찰은 이날 사망한 조씨와 이씨에 대한 부검과 현장에서 수거한 막걸리통에 대한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경찰은 또 숨진 조씨와 이씨의 동반자살 또는 원한관계, 제3자의 묻지마식 독극물 테러, 실수로 인한 사고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막걸리 뚜껑에 스크래치 등 훼손이 많고 막걸리통에 독극물 주입 흔적이 없는 점, 유통기한이 한 달이나 지난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제3자의 독극물 테러마저도 약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조씨와 이씨가 빌라 위아래층에 살며 왕래가 잦았고, 조씨가 집에서 담근 술을 아래층 이씨 집에 두고 평소에도 자주 술자리를 했다는 유족들 진술에 따라 원한관계나 동반자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며 "국과수의 결과가 나오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