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중동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는 육군 백두산부대 장병들이 상황조치 훈련을 하며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당국은 27일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북한군의 군사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남북 해상항로대를 폐쇄하고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는 등의 제재조치가 발표된 이후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식별되지 않았지만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대북 감시.정찰 강화에 돌입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전력 이동 등 특이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대북 감시체계는 강화된 상황"이라며 "북한의 유형별 추가 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도발 유형과 관련,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들을 인질로 붙잡거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의 우리 함정에 포사격을 가하는 것 등을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분계선(MDL) 지역의 최전방 소초에서 국지적인 총격전도 예상 도발 시나리오로 상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성공단의 인질사태 발생시 대응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 공개된 김태영 국방장관의 수첩에도 당시 회의에서 이를 논의했음을 말해주는 '소규모 인질시', '대규모 인질시'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이에 정부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개성공단 근로자 인질사태를 예상해 볼 수 있다"면서 "만약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군사적으로 구출작전 등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협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만약 대규모 인질사태가 발생한다면 대규모 미군 전력을 서해로 이동시켜 무력시위를 하면서 대북 압박을 가한다는 대비책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NLL 해상에서 임무 중인 우리 함정에 포 사격을 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들은 지난 20일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주목하고 있다.

   국방위는 성명에서 "조선 서해를 포함해 우리 주권이 행사되는 영해, 영공, 영토 안에서 발생하는 자그마한 사건도 대결 광신자들의 도발로 낙인하고 한계가 없는 보복타격, 자비를 모르는 강력한 물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NLL 수역이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함정 기동을 '영해 침범'이라고 주장하며 발포할 개연성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NLL을 넘는 북한 경비정을 퇴각시키는 과정에서 불의의 기습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DL지역의 국지적 총격전 도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4일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경고장을 통해 "(남측이)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할 경우 그것을 없애버리기 위한 직접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철거된 MDL지역의 대북 확성기 시설을 복구하면 이를 격파하겠다는 위협성 발언이다.

   이에 김태영 국방장관은 26일 국방.통일.외교부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열린 천안함 설명회에서 "북한이 전방에서 확성기 등에 조준사격을 가할 경우 교전규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교전규칙은 비례성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고 비례성의 원칙을 사태 악화 방지에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남측을 향해 총격을 가하면 그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군은 지난달 30일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6월까지 시한부 즉각 대응태세 확립 지침을 내렸고, 지난 19일에는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질 것에 대비해 전군 군사태세 강화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