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최해민·민정주·김혜민기자]사상 최다인 1인8표제 시행과 초박빙 승부를 연출한 6·2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3일, 선거 후유증이 속출했다. 전날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면서 TV개표방송을 끝까지 지켜본 시민들은 이날 하루종일 졸린 눈을 비벼야 했고 당선자를 확정할 수 없었던 신문사들은 다음날 새벽까지 신문 제작을 연기해야 했다. 또 일부 지자체는 밤샘 개표작업에 동원된 공무원들에게 '쉬려면 개인 연가를 내라'고 지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늦어진 개표, 속출한 이변에 눈 못 뗀 시민들=최다투표로 인한 개표 지연과 초박빙 승부 속 '민주당 광풍'이란 이변이 속출하면서 밤새 개표방송을 지켜본 시민들은 하루 종일 맥을 못 췄다.

시 면적이 넓은 화성지역의 경우 지난 2일 각 투표소에서 투표함을 모으는 데만 몇 시간이 소요돼 개표가 3일 새벽까지 진행됐고, 시장 후보간 표차가 401표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밤을 새운 시민들이 많았다.

화성시민 김모(32·건축업)씨는 "화성이 경기지역 개발 붐의 중심에 서 있는 데다 일 또한 관급공사를 하다 보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밤을 새워 개표방송을 지켜본 뒤 정오쯤 일어나 회사에 나왔는데도 피곤하다"고 말했다.

박빙의 승부 탓에 각 선거캠프자들도 밤을 꼬박 새웠다. 경기도지사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2일 오후 6시 마지막 1시간 동안의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한나라당과 상대 후보가 불과 4% 차이라는 말을 듣고, 결과를 예측하지 못해 밤새 개표방송을 봤다"고 말했다. 신문사들도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자 당선 '유력'자와 '확정'자를 나뉘어 표기하는 묘안을 마련, 다음날 신문을 인쇄했다.

▲불만 쌓인 개표 공무원들=개표가 다음날 아침까지 진행되면서 개표에 참여했던 일부 공무원들이 쉬는 문제를 놓고 지자체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19명의 공무원이 개표에 동원된 A시의 경우 3일 아침 6시가 돼서야 개표가 종료됐는 데도 불구, 비번을 제공한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개인적으로 연가를 내라"고 요구, 7명이 연가를 내고 쉬었다. 반면 260명이 동원된 B시는 이날 비번이 제공됐다.

A시 한 공무원은 "선관위의 인력 지원요청에 어쩔 수 없이 개표현장에 동원돼 밤을 새웠는데도 개인 연가를 쓰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밖에 4개 개표소가 운영된 수원시에서는 3개 개표소가 시내 3개 경찰서 중 수원중부경찰서 관할지역으로만 몰려 중부서 직원 대다수가 동원되면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