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복싱기구(WBO) 경기 종료 직전 카운터 펀치를 맞고 뇌출혈로 숨진 '비운의 복서' 최요삼 선수의 죽음에 병원도 책임이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7부(곽종훈 부장판사)는 최 선수의 어머니가 `아들이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숨졌다'며 순천향대병원 운영자인 학교법인 동은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최 선수의 어머니에게 1천500만원을 지급하도록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파견된 전공의는 임상경험이나 능력이 지정의사에 크게 못미쳐 손전등으로 동공상태를 몇 차례 확인하고 구급차 안에서 목을 뒤로 젖힌 것 이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가 응급의료 행위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하지 못했고 인정된 사실을 종합해보면 그 정도가 현저하게 불성실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최 선수와 어머니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선수는 2007년 WBO 인터컨티넨탈 플라이급 1차 방어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스트레이트 펀치를 맞고 뇌출혈 증세로 쓰러졌으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 다음해 1월3일 35세의 나이로 숨졌다.

   최씨의 어머니는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은 "구급차에 기도확보 장치나 산소공급장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