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진오기자]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가 풀어야 할 숙제 중 가장 어려운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구도심 재생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구도심 재생사업은 다른 분야와는 달리 주민들의 이해 관계와 직접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주민들이 도시개발 분야 전반을 꿰뚫는 소위 '선수'가 된 것도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한다. 이미 보상 등의 문제에 있어서 인천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사업 자체가 무산된 경우도 있다.

송 당선자는 우선 그동안 추진돼온 각종 구도심 개발사업 전반을 깊숙이 들여다본 뒤 각 사업을 어떻게 할지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송 당선자의 공약을 뜯어보면 구도심 개발사업의 완급 조절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사업방식이나 사업 규모의 변경도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3면

송 당선자는 '구도심 개발'을 중요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로 인천의 주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고, 인천의 역사가 숨쉬는 구도심에 애착을 갖고 있다. 송 당선자는 "임기동안 3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그 동안 소외돼온 구도심을 살리겠다"고 공언했다.

전문가들은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구도심 개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굵직한 구도심 개발사업의 문제는 '30년 걸릴 사업을 10년에 끝내겠다'는 식의 '속도전'에 있었다는 시각이 많다.

송 당선자는 구도심 개발정책 방향을 잡기 전에 시간을 갖고 이 문제를 잘 아는 주민이나 공직사회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구도심 재생사업을 맡아온 한 공무원은 "송 당선자에게 바라는 것은 그 동안의 문제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의 얘기도 열린 자세로 들었으면 하는 것"이라면서 "주민의 요구사항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도시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어갈 수 있느냐가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