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카페리 선사들이 최근 월드컵 특수는커녕 카페리 선을 통해 소형무역을 하는 보따리상마저 월드컵경기 관람 등의 이유로 승선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한국과 폴란드와의 경기가 있던 4일 인천발 중국 톈진(天津)행 2만6천t급 여객선 천인호의 승객수는 136명으로 지난달 이 여객선의 1회 운항 평균 승객수 302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기 전날인 3일에도 단둥(丹東)행 1만600t급 여객선 동방명주호에도 157명의 승객만이 탑승, 지난달 평균 190여명의 83%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같은날 다롄(大連)행 1만2천t급 여객선 대인호의 경우 지난달 평균 223명의 15%에 불과한 34명의 승객만이 탑승, 극심한 감소세를 보였다.

인천본부세관측은 이같은 현상이 중국 월드컵 관광객들의 카페리선 이용이 사실상 전무한데다 반입 휴대품(농산물)에 대한 철저한 검사, 월드컵경기 시청 열기 등과 맞물려 일반 관광객과 함께 보따리상들이 동기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따리상 이휘재(48)씨는 “이달들어 보따리상의 수가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생계에 어느 정도 지장은 있지만 월드컵 경기에 관심있는 상인들이 중국에 가는 횟수를 줄이고 축구경기를 보느라 보따리상 수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중 카페리 선사들은 이에 따라 여객선내에서 월드컵 경기를 TV중계하며 승객 유치에 애를 쓰고 있지만 보따리상 감소 외에도 중국행 관광객도 크게 줄어 승객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주)위동항운 관계자는 “당초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가 거의 없는 데다 기존 고객인 보따리상 마저 카페리선 승선을 기피하고 있다”면서 “이는 까다로운 입·출국 심사와 함께 세관 당국의 반입 휴대품 검사 강화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