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고향의 봄길 도로변에 식재된 사철나무가 고사해 지난 겨울 다량의 제설제 살포에 따른 부작용이 주요원인 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문성호기자]올 초 경기도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많은 제설제가 뿌려진 가운데 수원의 한 도로변 사철나무 4만5천여 그루가 고사, 제설제로 인한 피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역~권선행정타운 사거리간 '고향의 봄길' 1차 구간(2㎞)의 사철나무 4만5천여 그루가 최근 고사해 도로변 조경을 위해 임시로 코스모스 씨앗을 파종했다.

수원시는 고향의 봄길 사철나무가 식재된 지 3년 정도로 짧아 활착이 잘 안된데다 인근에 산이나 건물 등이 없는 개활지로 겨울과 봄철 이상 저온현상으로 동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산림과학원 등 조경전문가들은 이상 저온현상으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사철나무 전체가 고사된 것은 올 초 폭설 때 대규모로 살포된 염화칼슘의 부작용이 더 큰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고향의 봄길 1차 구간에 비해 권선행정타운 사거리~호매실 IC간 2차 구간은 식재기간이 1년 6개월로 짧은데도 고사율이 60%에 불과했고 고향의 봄길 중앙분리대 화단에 식재된 사철나무는 대부분 고사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 민간 연구기관이 고향의 봄길 1차 구간 인근의 토질을 조사한 결과도 Ph농도가 평균 7.4~7.5로 가로수가 뿌리를 통해 양분과 수분을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 Ph 7.2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조경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사철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동해에 약한 수종이지만 일반적인 동해율인 30~40%를 넘긴 것은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며 "가로수의 염화칼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로수종별 염화칼슘 피해 반응 특성을 고려한 식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여러 지역의 도로변 가로수가 동해로 고사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이상 기온이 주원인이지만 염화칼슘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내년 봄 새로운 수목을 선택, 식재할 때 염화칼슘 부작용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