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지난 12일 한국 최대 자선걷기대회 기록 도전에 나섰던 '제 8회 1m1원 자선 걷기대회'가 안타깝게도 기록 달성에 실패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행사를 주최한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와 경인일보는 이번 대회 참가자가 2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 한국기록원 관계자들을 초빙해 기네스 기록 달성에 도전했다. 하지만 오전부터 쏟아진 굵은 빗줄기로 참가인원이 크게 줄은 것으로 나타나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대회때 이미 2만명을 돌파, 올해 기록달성을 자신했지만 뜻밖의 복병을 만나면서 기록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관계자들의 얼굴에선 실망의 빛이 역력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부터 우의와 우산까지 챙겨들고 거센 빗줄기 속에 질퍽질퍽한 운동화를 신고 5㎞를 완주한 참가자들의 얼굴에서는 피곤함이나 불만 대신 뿌듯해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비가 좀 오면 어때요. 내 한걸음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데요"라는 한 고등학생 참가자나,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탓에 두사람 몫으로 1m 2원씩을 적립한 시각장애인들에게 비는 큰 장애가 되지 못했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5천원의 적은 돈이지만 이 돈이 모여 희귀·난치성질환 어린이돕기와 희망의 집 만들기, 사랑의 연탄나누기 등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쓰여진다는데 대한 보람감이랄까. 이들은 비로 인해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지만 피로한 기색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비록 이번 대회가 최다 인원참가라는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빗속을 뚫고 완주한 참가자들의 선행과 자선이 대회장을 가득메운 것으로 대회가 추구한 목표는 이미 충분히 달성됐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기네스월드 레코드 한국기록원의 정확한 집계도 나오지 않았다. 설령 2만명 돌파라는 기네스기록 작성에는 실패했다 하더라도 "이번 대회를 통해 본 경기도민들의 아낌없는 성원으로 볼 때 내년에는 꼭 한국기록을 달성할 것 같다"는 한국기록원 관계자의 말처럼 내년 대회는 분명 기네스기록을 세울 것으로 믿는다. 어려운 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참가한 이들에게는 보람과 만족감을 주는 1m1원 자선걷기 대회는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1m1원 이제 시작이다
입력 2010-06-14 22:58
지면 아이콘
지면
ⓘ
2010-06-15 12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