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침체로 시장진입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공모가에도 거품이 빠지
고 있다.

2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번주 공모가 예정된 6개 업체들의 본질가치 대
비 공모가, 즉 '발행지수'는 평균 95.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목공사 전문업체 삼호개발의 경우 산정된 본질가치가 2천672원인데
비해 공모가는 본질가치의 35% 수준인 950원으로 결정됐다.

이같은 공모가 할인현상은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코스닥등록 기업을 위한 기업공개(IPO)전문 컨설팅업체 S-IPO는 "지난해 5
월 공모기업 13개의 평균 발행지수는 152%였지만 올해 5월 같은 13개 공모
기업의 발행지수는 105.1%에 머물렀다"며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5월 평
균 코스닥지수가 82.21로 활황이었던 반면 올해 5월 지수는 75.89에 머무
는 등 시장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시황이 나빠 신규등록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공모
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곧바로 시장조성에 나서야 하는 경우도 많
다"며 "주간사 입장에선 공모가를 높게 책정해 부담을 키울 필요가 없
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거래가 시작된 오브제의 경우 주가하락으로 8일만에 주간
사인 신영증권이 시장조성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주가가 공모가의 80%수준
에 불과하다.

또 지난달 7일 등록한 영진닷컴과 에어로텔레콤 역시 모두 시장조성 과정
을 거쳤으며 특히 영진닷컴은 시장조성으로도 주가가 회복되지 않아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시장의 눈치를 살펴 현실적으로 공모가를 산출하려는 경향은 8월 공모제도
가 개편되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8월부터는 주간사가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 공모가를 자율적으
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며 1개월간 유지해야 할 시장조성가격도 공모가의 80%
에서 90%로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가 조성에 자율과 더불어 큰 책임이 요구된다"며 "보
다 철저한 기업분석과 시장조사 후 엄밀한 공모가 산정이 이뤄질 것"이라
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