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태극전사들이 결국 해냈다. 한국대표팀은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한 중요한 일전인 나이지리아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엮어 냈다. 월드컵 원정 사상 처음으로 16강의 꿈을 이뤄 8강 4강을 넘볼 수 있게 됐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남단에서 일방적인 응원을 받아 사기충천한 나이지리아와 경기내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쳐 이뤄낸 성과다. 허정무 감독의 표현대로 '굉장히 유쾌한 날'이다. 초반 실점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한 선수와 관계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원정사는 세계 강호들에게 번번이 무릎을 꿇었던 '굴곡의 역사'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 데뷔한 것은 56년 전인 1954년 스위스 대회였다. 이후 6차례 원정길에 올라 기록한 전적은 1승5무11패로, 2002 한일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가 무색할 정도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아시아의 강호' '우물안 개구리'였다. 이번 쾌거는 치욕에 가까운 초라한 성적과 불명예의 꼬리표를 일거에 날려 버린 승리며, 아시아 맹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 일전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는 세계다. 본선 조별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에 4대1로 대패, 세계의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병가상사라고 했다. 승패를 내야 하는 싸움에서 그것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월드컵에서의 패배는 도약을 위한 약이 될 수 있다.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의 내로라하는 팀과 사투를 벌인 터다. 선수 기용 잘못 지적과 최전방 공격수의 자책골 등 무거운 압박을 이겨내 희망을 쏜 저력도 갖추고 있다. 좌절에서 승리를, 부정에서 긍정을 끌어 내는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A조 1위로 올라온 우루과이는 예선리그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반면 월드컵 출전 경험은 우리만 못하다. 해볼 만한 상대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우리에게는 세계가 두려워 하는 12번째 선수가 뒤를 받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이 선수들에게 큰 부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며, 그래서 얻은 승리라면 더욱 값지다 하겠다. 정신을 가다듬고 국내에서 준비한 모든 것을 재정비하면 16강 이상의 새 역사도 가능하리라 본다. 대~한민국 파이팅.
새 역사 써가는 태극전사
입력 2010-06-2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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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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