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당초 예상
보다 미약한데 자극받아 조만간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
문가들이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미 경제가 '이중 하락'(double dip: 회복기에 또
위축되는 현상)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연말까지는 지금의 단기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본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지난 61년 이후 가장 낮
은 1.75%다. FRB의 금리조정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5-26일(현지시
간) 열린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커밋 쇤홀츠 연구원은 "FRB가 당분간 (시장 상황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지금의 저인플레와 (전에 비해 빡빡해
진) 자금 상황을 복합적으로 감안할 때 금리상승 가능성이 앞서보다 약화되
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연내에 금리가 오르기 힘들지 않겠느냐
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올1.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괄목할만한 5.6% 성장을
기록한데 대해 수요가 늘었다기 보다는 재고가 크게 줄어든데 기인한 측면
이 크다면서 지금의 회복세가 몇달전 기대했던 것만큼 강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기업 수익성과 미 국내외 긴장 재발에 대
한 우려가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고용시장 역시 여전히 굳어있는 상태
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중 하나인 미시간대소비자체감지수도 지난 5월 90.8
로 전달보다 무려 6.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9.11 테러후 가장 큰 월간 하
락이다.

뉴욕 소재 퍼스트 테네시 캐피털 마켓의 크리스토퍼 로 수석연구원은 "(경
제)상황이 매우 미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와초비 증권의 존 실바 수석연구원도 "2.4분기를 포함한 올해 전체의 성장
전망을 소폭 하향조정했다"면서 "FRB가 빨라야 오는 11월이나 12월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폭이 연내에 0.25%포
인트에 그칠 것이면서 내년말까지도 연방기금금리가 3.75%를 넘지 않을 것
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바는 "미 경제 회복세가 몇주전 예상했던 것만큼 못된다"면서 "아직은 경
제의'이중 하락' 가능성이 희박하기는 하나 올 2.4분기와 3.4분기 성장률
이 연율 기준으로 각각 3%를 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고
용 개선도 지지부진하다"면서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기 전
까지는 FRB가 금리를 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경제가 '이중 하락'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는 비관론도 제기됐다. JP 모건 관계자는 "주가 하락이 소비에 나쁜 영향
을 미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증시 불안으로 더 위축되면 어쩔 수 없
이 '이중 하락'의 질곡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