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호기자]지난 3년여간 지역에서 환경파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 계획이 철회됐다.
굴업도 문제는 수년간 인천지역의 핵심 환경 현안이었다. 지역 시민·환경단체 등은 재벌이 섬을 통째로 매입, 골프장을 짓는 것은 환경파괴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정서를 무시한 태도라며 끈질기게 반대 운동을 펼쳐왔다. 반면, 옹진군과 굴업도 인근 섬 주민들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이유로 이 사업을 적극 찬성해 왔다. 이들 간의 대립과 갈등의 골도 깊었다. 특히 CJ의 이번 사업 철회 배경에는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의 골프장 불가 방침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당선자가 재검토 의사를 밝혔던 강화도 조력 발전소, 계양산 골프장, 인천 남북도로 개설 계획 등도 줄줄이 백지화하거나 관련 행정절차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 굴업도 개발 계획 그동안 어떻게 추진됐나
CJ그룹은 지난 2006년 옹진군 굴업도(172만6천㎡)를 매입했다. 이듬해인 2007년 이 섬에 골프장과 호텔 등 리조트를 짓겠다는 '오션파크(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 계획을 인천시에 제출했다. 이때부터 지역 시민·환경단체 등과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지역 환경단체는 서울 등 타 지역 단체와 합세해 '굴업도를 지키는 제단체 연석회의'를 출범시키고 이 섬 개발에 따른 각종 환경 문제를 이슈화시켰다.
이런 갈등으로 표류해 오던 굴업도 개발 사업은 지난해 CJ가 이 섬을 관광단지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시에 내면서 다시 이슈화된다. CJ는 골프장 홀수를 줄이고(18홀→15홀), 개발 면적을 축소시켜 관광단지 지정 신청서를 냈지만 지난해 12월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 처리됐다.
■ 지역 갈등의 골만 깊게 남긴 채 철회된 굴업도 개발 계획
굴업도는 1995년 핵폐기장 지정 문제로 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었다. 당시 찬반 갈등이 심해 같은 집안끼리 왕래도 끊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갈등 이후 10여년 넘게 조용했던 이 섬에 다시 불청객이 찾아왔다. 바로 CJ그룹이다. 이 회사가 2006년 섬을 통째로 사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곳 주민들은 다시 찬반 갈등을 겪게 된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주민들과 그대로 살게 놔두라는 사람들이 대립했고, 여기에 환경단체까지 합세하면서 주민들은 다시 한 번 혼란을 겪었다. CJ의 개발 계획이 철회됐지만 앞으로 굴업도 주민들의 갈등 봉합이 과제로 남아 있다. 또 굴업도가 CJ 소유인 만큼 이 회사가 향후 이 섬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사업찬반 3년여 줄다리기… 주민 갈등 봉합 해결돼야
송영길 당선자 '골프장 불가 방침' 개발중단 결정적
입력 2010-06-2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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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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