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의종·사정원기자]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7월과 8월로 각각 예정된 가운데, 당권도전 후보들의 가닥이 잡히면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한나라당=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분출한 쇄신론의 영향으로 초·재선 의원들도 대거 출마해 현재 9명 정도의 이름이 거론된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안상수·남경필·홍준표 의원은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세(勢)를 과시했다. '상수 사랑' 팬클럽 창립기념회를 겸해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전체 의원 168명 가운데 무려 110여명의 의원이 참석해 전대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조기에 대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4선의 남경필 의원은 "변화의 시작은 가짜보수를 떨쳐내고 당당한 진짜보수로 태어나는 것"이라며 '진짜 보수론'을 앞세워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그는 2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청·정 쇄신을 거듭 촉구하며 가짜교체론을 거듭 역설했다.

홍준표 의원도 28일 오후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저서인 '변방' 출판기념회를 갖고 맞불을 놓는다.

친이계 핵심으로 역시 출마를 선언한 재선의 정두언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과 한국보수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의 비전 발표회를 갖는다.

이 밖에 6·2 지방선거 전남지사 후보로 나섰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전교조 명단공개 논란의 주인공인 인천 출신 초선 조전혁 의원이 당권을 향해 뛰고 있다.

여성 가운데서는 친박계인 재선의 이혜훈 의원과 친이계인 초선의 정미경 당 대변인이 출마를 선언해 경쟁하게 된다.

■민주당=전당대회 시기가 7·28 재보선 이후로 늦춰진 가운데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이 서서히 몸풀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번 전대의 최대 관심사는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손학규 상임고문 등 '빅3'의 삼각대결이 현실화될지 여부다. 3인 모두 출전하는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차기 대권 경쟁의 전초전을 방불케 하며 그 열기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먼저 연임 도전이 확실시되는 정 대표는 6·2 지방선거의 승리를 발판으로 전국을 돌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7·28 재보선 성적표가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재보선 승리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비주류의 구심점을 자임한 정 고문도 '담대한 진보' '연합정치' 비전을 제시하며 출마 쪽으로 기운 듯한 흐름이다. '당 혁신, 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자'며 노선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반해 손 고문은 외견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본인의 역할론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상태여서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출마관측이 적지 않다.

여기에 박주선 최고위원과 천정배 김효석 의원도 도전 의사를 밝혔으며, 추미애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