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관저에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멕시코 정부와 공기업이 발주하는 각종 사업의 국제입찰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멕시코를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대통령관저에서 펠리페 깔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는 멕시코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만 공공인프라 입찰 참여를 허용하는 관행을 깨고 한국 기업이 멕시코의 각종 공공개발 사업에 진출할 길을 열어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간 FTA 부재로 우리 기업이 멕시코 공공개발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 "FTA 체결 전이라도 한국기업이 공공인프라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깔데론 대통령은 "한국기업이 멕시코 국제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조치를 추진하겠다"며 즉석에서 수용 의사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멕시코 FTA는 멕시코 산업계의 반대가 심해 당장 어렵다"면서 "선언적 FTA 추진보다 더 실효성 있게 우리 기업을 돕는 방안을 끌어낸 이 대통령식 특유의 실용외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한국 금융기관의 멕시코 진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깔데론 대통령은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양국 정상은 또 한-멕시코 FTA가 양국 경제의 상호보완성에 비춰 교역과 투자를 증진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으며, 깔데론 대통령은 지속적 관심을 갖고 FTA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국내 합의를 모색키로 했다.

   깔데론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지지를 표하고 북한의 무력공격을 규탄하면서 천안함 사태로 희생된 46명의 해군 장병 및 유가족과 한국정부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두 정상은 이어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나 성명으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깔데론 대통령은 또 한국이 오는 2013∼2014년 유엔 안보리 이사국에 입후보하는데 대해 호의를 갖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멕시코 독립 200주년 및 혁명 100주년을 축하하는 뜻에서 한국정부와 국민이 '한.멕시코 우호의 종'을 기증하겠다고 밝혔고, 깔데론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고 우호의 종을 현재 건설중인 '독립 200주년 공원'에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깔데론 대통령과 멕시코 국민들의 환대에 감사를 표하고 가까운 시일내 깔데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6박7일간의 캐나다, 파나마, 멕시코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3일 오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