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일 오후 8시부터 3일 오전 6시20분까지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사용자 대표 위원들이 일제히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 조정안을 투표에 부쳐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급 4천320원으로 결정했다.

   시간급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 사업장은 90만2천880원이고 주 44시간(월 226시간) 사업장은 97만6천320원이다.

   이는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시간급 4천110원에서 210원 인상되는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됨에 따라 저임금 근로자 233만6천명이 새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최저임금 협상은 경기 회복으로 노동계의 임금상승 기대심리가 큰 가운데 저임금 근로자들의 생활권과 영세ㆍ중소기업의 임금 지급능력 부족 문제가 대립하면서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처음 제시한 최저임금은 각각 5천180원(26% 인상)과 4천110원(동결)이었으며 막판 협상까지도 격차는 크게 줄지 않았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경제 및 물가 상승률을 감안,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 정도는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영세ㆍ중소기업의 생존을 돕고 인건비 부담에 따른 고용불안을 해결하려면 최저임금을 동결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맞섰다.

   이 같은 견해차로 최저임금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최저임금안을 합의가 아닌 표결로 결정했다.

   사용자 대표 위원 9명이 일제히 퇴장한 뒤 이뤄진 표결 결과, 찬성이 16표였고 반대는 2표였다.

   노사가 동수로 추천한 위원 18명과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다.

   또 작년에 이어 최저임금 결정 법정 시한인 지난달 29일을 넘겨 최저임금안을 노동부에 냈다.

   문형남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노동계의 기대치가 높아 초반부터 협상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끝까지 협상에 참여한 경영계가 마지막 표결과정에서 기권을 하고 퇴장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은 이날 결정된 안을 다음주 중 고시해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열흘 이상 주고나서 8월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