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사람들을 입원 환자로 둔갑시켜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엉터리 병원과 브로커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정부합동 보험범죄 전담대책반(반장 백기봉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은 가짜 환자들을 유치해 이들의 입원기록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건물주 김모(48)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의사 김모(3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대책반에 따르면 건물주 김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소유한 경남 마산의 한 빌딩2∼3층에 D병원을 열어 브로커 백모(41)씨와 박모(31)씨 등을 통해 올해 4월까지 모두 662명의 '나이롱 환자'를 허위 입원시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에서 25억여원을 불법으로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병원에 침상 102개와 간단한 진료기구만 갖춰놓고 환자들의 진료차트와 기록지, 입원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이들이 평균 3주씩 입원한 것처럼 꾸며 건강보험요양급여와 보험금을 1인당 491만원씩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휴대전화 사용기록 조회 등을 통해 이 병원의 가짜 환자들이 진료기록상의 입원 기간에 병원이 아니라 직장에 있었거나 다른 도시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건물주 김씨는 의사면허 소지자만이 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의사김씨를 명목상의 병원장으로 채용한 뒤 허위 진료기록을 작성하게 했고, 가짜 환자를 데려오는 브로커들에게는 1인당 5만∼10만원의 알선 수수료도 지급했다고 검찰은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병원은 건강보험을, 가짜 환자는 민영보험을 챙기는 '윈-윈' 구조의 보험사기 수법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조해 보험사기 사범에 대한 강력한 단속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정부합동 보험범죄 전담대책반은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토해양부, 근로복지공단 등 관련 기관의 파견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병원 차려놓고 '나이롱 환자' 끌어모아 보험사기
입원확인서 허위발급해 보험금 25억 챙겨
입력 2010-07-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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