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취재반]민간인에 의한 군사시설보호구역의 무차별적 훼손이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 중 하나인 민간인 통제구역(이하 민통선)의 허술한 관리로 인해 자연이 마구 파헤쳐지면서 자생 동·식물과 어류 등이 멸종위기에 놓이는 등 생태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 관련기사 3면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파주시 통일촌 마을. 이 마을은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아 '민통선 마을'로 불리고 있지만 최근 인삼밭 불법 개간이 판을 치면서 지역 경관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민통선 지역이 일부 영농인의 불법 개간으로 인해 울창한 숲이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파주시 군내면 방목리 인근 야산에 소나무가 밑둥이 잘린채 죽어 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비무장지대 생태연구소에 따르면, 통일촌 마을 인근에서 겨울을 나는 재두루미 숫자가 최근 2년 사이 40% 이상 줄었다.

이는 서식지가 인삼밭 등으로 바뀌어 재두루미가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은 비단 재두루미뿐 아니라 검은목두루미, 흑두루미에게도 마찬가지로 결국 인삼밭 개간이 철새들의 서식처를 빼앗고 있는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하고 있다.

연천지역 내 임진강 민통선 지역도 대토용 산지매매 증가에 따른 분묘이장과 다슬기 등의 불법 어로 채취 등으로 훼손되고 있다.

민통선 내 불법 묘지 조성이 극성을 부리자 연천군은 관할부대에 예방을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군은 단속은커녕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해당 군부대 관계자는 "민통선 내에서의 불법 개간과 밀렵 등은 민통선 출입규정과 군사시설보호법, 지뢰법 등에 저촉된다"며 "불법이 드러날 경우 고발 등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