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오정돈 부장검사)은 16일 사찰의 1차적인 책임자인 이인규 지원관을 19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그동안 피해자인 김종익(56) 전 NS한마음 대표를 비롯한 다수의 참고인과 지원관실의 김모 점검1팀장 등 피의자들을 상대로 사찰 과정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끝에 이 지원관이 사찰을 지시한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말에 보강조사를 거쳐 이 지원관의 지시를 뒷받침할 정황을추가적으로 확인한 뒤 19일 그를 부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지원관실 직원들이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사찰 자료를 전문적인 수법으로 삭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에게 증거인멸죄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그동안 지원관실 관계자들에게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강요죄 등 세가지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법리검토 작업을 벌여왔다.
이날 검찰은 지원관실과 직원들의 자택에서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서 삭제된 사찰 내역과 결과 보고서 등의 전산정보를 되살리기 위한 작업을 계속했다.
하지만 상당한 분량은 '전문가의 손'이 동원된 탓인지 자체 디지털 기술로는 복구가 쉽지 않아 해당 컴퓨터 서버와 하드디스크를 제조사에 보내 복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자택도 아닌 국가기관의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을 특정한 의도를 갖고 삭제한 정황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증거인멸죄 적용이 가능한지를 따져보고 있다.
증거인멸죄는 다른 사람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ㆍ변조하거나 위ㆍ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경우 성립하지만, 지원관실 관계자들의 행위는 자신의 범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 검찰은 적극적으로 법리 적용을 검토중이다.
검찰은 이날도 불법사찰의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참고인 2∼3명을 불러 보강조사를 벌이는 한편 지원관실 관계자들이 실제로 국민은행 관계자 등을 만났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 시내의 카페 등 1∼2곳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의뢰자 4명 외에 피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과 관련,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이인규 지원관을 조사하고 전체를 파악한 뒤에 확정할 일인 것 같다"고 말해 사법처리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지원관이 이끄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은 2008년 9월부터 '대통령 비방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씨를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총리실은 자체 조사를 거쳐 5일 검찰에 이들의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