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진오기자]인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도 국회와 마찬가지로 '전자투표 시스템'이 갖춰져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첫 가동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열린 제185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안건 표결을 하면서 시의회 사상 처음으로 '전자투표'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전자투표는 본회의장 의석에 마련된 모니터와 키보드를 통해 찬성, 반대, 기권 표시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통상적으로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기명 전자투표로 표결하며, 다만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표결에 의해 무기명 투표도 가능하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서구 가좌고등학교 학생, 인하대학교 학생 등 50여명이 나와 방청했는데, 방청객들은 총 11가지 안건의 표결 과정을 지켜보면서 A의원이 첫째 안건부터 8번째까지 계속해서 '기권' 표를 던지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첫 번째 안건 '시의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표결에서 재석의원 36명 중 찬성 35명에 기권이 1명 있었다.

기권한 의원은 나중에 이 안건의 내용이 된 '예결위원'에 선임됐다. A의원은 본인이 일해야 할 위원회 구성안을 놓고도 기권한 것이다. 더 이상한 것은 A 의원은 줄기차게 '기권'했다. 보다못한 시의회 직원이 A의원 의석으로 다가가 '코치'를 했다. 그 뒤로는 기권표가 없었다. 이미 8가지 안건이 지난 뒤였다. A의원이 새로 도입된 전자투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안건 중 가장 민감한 게 조직개편 문제를 다루고 있는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안'이었다. 무기명 전자투표 요구가 있었고, 그 동의를 구하는 표결을 했다. 표결 결과 재석의원 35명 중 찬성 26명, 반대 7명, 기권 2명이었다. 곧 이 안건을 놓고 무기명 전자투표가 진행됐다. 그 결과는 재석의원 35명에 찬성 26명, 반대 7명, 기권 2명이었다. 무기명 투표의 동의를 구하는 투표결과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꼭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명투표 결과와 무기명 투표 결과를 똑같이 여길 수 있는 '의심'이 가능했다. 누가 어디에 표결했는지 충분히 짐작하게 했던 것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시스템도 안정화하고, 의원들도 전자투표 방식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