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직장맘들을 위해 가정보육교사 고용시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는 경기도의 가정보육교사지원제도가 겉돌고 있다.

전국 최초로 경기도가 지난 2008년 시행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직장맘들이 웃돈까지 줘가며 보육교사 모시기에 나서는 등 제도 정착이 요원한 상태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08년 1월부터 맞벌이 부부를 위해 가정보육교사를 고용한 가정에 월 25만1천원(0세, 첫째아이 기준), 보육교사에게 17만원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 이후 이 제도의 혜택을 본 가정은 지금까지 780여 가구에 불과한 데다, 7월 현재 신청부모는 3천500여명인데 반해 지원교사는 1천700여명에 그치는 등 보육교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보육교사 자격증 소지자 중 보육기관에서 2년 이상의 교육 경력이 있거나 자신의 아이를 양육한 경험이 있어야 하는 보육교사들이 근무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일반가정 대신 민간 보육시설을 더 선호하는 데다 일부의 경우는 가정에 웃돈 등을 요구해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실제 수원에 사는 김모(36)씨는 다음달 복직을 앞두고 가정보육교사를 채용하려다 결국 친정 어머니께 맡기기로 했다. 김씨는 "면접까지 봐도 (보육)교사들은 집이 멀다며 안 오거나 보수를 더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해 제도를 이용하려던 부모들이 몇 개월씩 기다리다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맘 이모(31)씨는 지난달 30만원을 더 주기로 하고 가정보육교사를 채용했다. "어린이집 경영 경력을 내세우며 월급을 올려줄 것을 요구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그래도 언제 그만둘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 보육정책과 담당자는 "교사 거주지 제한을 경기도에서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보육교사를 늘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원율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보육시설 종사자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해 경력을 인정한다든가, 보험 가입 등 처우개선을 위한 틀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