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색내기 인하, 여전히 높은 이자율'=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2010년 2학기 대학생 학자금 대출 금리를 지난 학기보다 0.5%p 내린 5.2%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등록금넷 등 시민단체들은 '생색내기'에 그친 5.2%의 대출 금리는 정부 시책중 정책금리가 적용되는 다른 자금과 비교해 볼때 최고 수준이고, 학자금 대출금에 복리를 적용, 대학생들을 상대로 정부가 '장사'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실제 정부는 공무원학자금 대부, 교직원학자금 대여, 공기업 직원 학자금 지원 등 공직자 자녀들의 학자금 대출 금리는 모두 0%로 무이자로 빌려주고 있으며 중소기업지원사업(1.25~4.2%)과 창업활성화사업(3.61%), 소상공인지원사업(3.98%)에도 저금리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번 대출금리는 OECD회원국 중 취업후상환 학자금 대출을 시행중인 영국(0%), 뉴질랜드(0%), 네덜란드(2.39%), 호주(물가상승률) 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5.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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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골 휘는 졸업생들'=정부의 고금리 정책으로 졸업생들은 매년 이자만 최소 연간 140여만원에서 최고 500여만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결혼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이자율 5.2%로 대략 계산해 보면 4년간 학자금 2천738만원(4년제 대학 1년 등록금 평균 684만 5천원)을 대출받은 졸업생은 원금 이외에 단리이자만 140여만원에 달한다. 유예기간이 끝난 졸업 이후에는 복리로 계산되기 때문에 실제 상환액은 크게 늘어난다. 1년 등록금이 1천500만원을 훨쩍 넘는 의대 등 일부 학부에 다녔을 경우 연간 이자만 500만원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지난 1학기에도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취업후 학자금 대출 신청자가 높은 금리로 11만여명에 그치는 등 학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3천여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고 졸업한 이영철(29·고양시)씨는 "집도 장만하고 결혼준비도 해야하지만 학자금 금리가 너무 높아 매달 40만원씩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있다"며 "학자금 대출이 서민주택전세자금(4.5%)보다 금리가 더 높아 빨리 갚고 전세자금을 대출받는 게 더 낫다"고 하소연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일괄적으로 5.2%의 대출금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소득 수준에 따라 무이자 또는 저금리를 차등 적용해 실질적 가계 부담을 덜어줘야 된다"며 "현정부가 반값 등록금 정책은 실시 안하고 대학생을 상대로 장사에만 몰두, 취업못한 친구들을 결국 빚쟁이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