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인천시가 재정난으로 긴축 재정을 펴면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엽까지 발간된 '보물급' 근대문학자료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근대문학자료 3만여점을 보관·전시할 한국근대문학관 건립 사업비 20억원이 없어 건물 완공이 처음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중구청 앞의 빈 창고 건물을 고쳐 내년 하반기에 한국근대문학관을 건립할 계획이 있었다. 재단은 근대문학관에 전시·보관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2007년부터 한국학컬렉션 인수 TF(전담)팀을 구성해 1895년 간행된 '서유견문(西遊見聞)' 초판본, 한하운 육필 원고 등 희귀본 등을 구입했다. 구입비만 수억원이 들었고,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공공 문학관 중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9~10월에 예정된 한국근대문학관 건축 공사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내년 1~2월에 근대문학자료 수장고를 우선 마련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시립박물관 등 전시 시설에 수장고 사용 여부를 알아봤지만, 근대문학자료를 보관할 여유 공간이 없다고 한다. 한국근대문학관에 보관될 자료 중에는 발간된지 100년이 넘은 것도 많아, 제습환경 조성 등에 신경써야 한다. 현재는 보관 장소가 없어 인천아트플랫폼의 공방 몇 개를 빌려 '임시 보관소'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내년에는 아트플랫폼 입주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되돌려줘야 한다.

시 관계자는 "이달 중에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 있다"면서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예정대로 사업이 추진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