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문성호기자]경기도내 소방서가 '얌체 119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집 지하에 죽은 고양이를 치워달라'거나 무전취식 후 '배가 아프다'며 119로 신고, 식비를 떼어먹는 얌체족들까지 생겨나면서 소방관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4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도내 화재발생건수는 5천542건으로 전년 동기 6천750건보다 1천208건(17.9%)이 감소했지만 구조활동은 작년 1만9천856건에서 올해 2만2천256건으로 12.1%, 구급활동은 16만6천891건에서 17만9천379건으로 7.5% 증가했다.

반면, 구조인원은 지난해 9천386명에서 올해 9천165명으로 2.4% 줄었고, 이송인원도 지난해 17만1천653명에서 올해 18만3천473명으로 6.9%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구조·구급활동만 증가한 비긴급출동인 '얌체 119족'에 의한 단순 민원성 신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5년 8월부터 단순 사고나 비응급환자 등 비긴급상황시 119 출동을 억제하는 '구조대 및 구급대의 편성·운영 등에 관한 규칙'이 시행됐지만 막무가내식 민원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실제 올 상반기까지 유형별로 구조건수를 분석한 결과, 동물구조(23.1%)와 시건개방(16.2%) 비율이 화재(12.3%)보다 월등히 높았고 시간대도 낮 12시~오후 2시 11.6%, 오후 2~4시 11.4%, 오전 10시~낮 12시 10.6% 등 새벽시간보다 응급성이 낮은 점심시간 전후가 대부분이었다.

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신고전화로 응급상황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방법 이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공동구 배수작업을 도와 달라는 건설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용인소방서 구갈119안전센터 이승언(40) 소방위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질식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