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김민재기자]수도권 매립지가 포화상태가 돼 더이상 쓰레기를 묻을 수 없을 때도 매립장을 재활용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시정 방향이다. 수도권매립지의 매립면허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사후관리도 서울시 뜻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쓰레기 첫 반입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추가 매립부지 확보'에 신경쓰던 서울시가 약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영구매립'을 꾀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영구적인 매립지 조성'을 공식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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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장을 재활용하겠다는 건 매립이 끝나 녹지 등이 조성된 매립장을 다시 파헤쳐 쓰레기를 버리는 '순환매립'을 뜻한다. 과거 난지도처럼 '쓰레기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2008년 당시 서울시 맑은환경본부 김기춘 본부장은 시의회에 출석해 "(수도권매립지) 1매립장 같은 데는 다시 파헤쳐서 옛날의 난지도처럼 이렇게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그 이유로 "다른 데서는 (매립부지를) 확보하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20여년 전 서울시의 골칫거리였던 난지도를 인천에 만들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다.

서울시 쓰레기의 수도권매립지 반입이 시작된 1992년만 해도 서울시는 부지 추가 확보 방안을 고민했다. 서울시는 수도권매립지를 30년가량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매립지 사용이 종료됐을 때를 대비해 대체 부지 확보와 가연성 쓰레기 소각장 설치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대체 부지를 찾는 일이 어렵게 되자, 서울시는 '수도권매립지 영구매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수도권 환경에너지 타운'은 수도권매립지의 '기대수명'을 연장하는 방책으로 나왔다. 폐자원 에너지화시설을 유치해 매립장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출범 10주년을 맞은 지난 3월 "환경에너지타운과 녹색관광명소 조성을 통해 영구적인 매립지를 표방하고, 올해 이를 위한 세부 실천방안을 수립해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며 '영구 매립'을 공식화했다. 매립지 기대수명을 2044년에서 2099년으로 향후 90년 이상 늘려 인천에 쓰레기를 버리겠다는 게 서울시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구상이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영구 매립'에 인천시는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인천시민들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아 왔다.